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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은 법규에 의거, 오랜 기간 테스트를 거쳐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되어야만 사용할 수 있으며 인간뿐 아니라 동물과 농산물 생산, 수산물 양식에도 광범위하게 쓰인다. 의약품은 사람이나 동물에게 투여된 후, 그 일부가 그대로 또는 생체 내에서 대사체로 변환되어 소변이나 대변으로 배설되며, 일부 폐기된 의약품이 하수나 쓰레기를 거쳐 환경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들 중 생분해성이 낮은 의약품의 경우 폐수처리과정에서 제거하기 어려워 수중생태계를 오염시킬 수 있다.
최근 환경에 잔류하는 의약품이 새로운 오염물질로 거론되고 있으며, 사용과 폐기에 따른 지속적 방출로 하천 및 토양오염을 가중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외국에서 속속 발표되고 있다. 프랑스, 독일, 영국, 캐나다 등 각국의 쓰레기처리 방류수에서 항생제, 진통제, 호르몬제 등 거의 모든 분야의 미량의 잔류약품들이 검출되었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의약품들이 사용된 이후, 환경 내에 방출되어 어떻게 자연상태에서 변화되고, 어느 정도의 농도로 검출되며, 인체, 동·식물, 자연계 등에서 그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에 대한 과학적인 관심은 2000년대에 들어서 가시화되었다. 유럽과 캐나다 등에서는 약물학적 활성상태인 화학물질이 환경에서 출현된 것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네덜란드와 미국에서는 쓰레기, 지표수 또는 지하수에서 극미량 수준이기는 하지만 80여종의 처방약품이 검출된 예도 있다.
이들의 검출 농도가 매우 낮은 수준이라도 야생동물에서 생식과 발육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며,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경우 생태계에서 치명적인 위해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미국의 경우 환경에서의 의약품 오염 정도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에서도 인체와 동물에 사용되는 의약품의 환경 위해성 평가를 위한 지침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국제적 규약은 아직 없는 실정이므로 앞으로 이와 관련된 국제적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의약품에 의한 환경오염은 단지 외국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연구 결과나 자료가 미약한 상태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가지고 오염 현황을 파악하고 그 위해성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환경 관련 기관과 의약품 분석기관들이 참여,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의약품류를 조사 분석해야 한다. 아울러 방류수, 하천수, 토양, 먹는 물 등에서 의약품의 잔류오염 현황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처리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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