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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직장인 화두는 `셀프 튜닝` <자기 개조> 2005-02-18
 
  \"몸값 올리자\"점심시간 등 쪼개 어학 공부
그룹 스터디에 도서관까지… 주말반납도

회사원 서모(30ㆍS기업 근무) 씨의 주말생활은 그야말로 `고시생`을 방불케 한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지만 지금보다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주말 이틀의 시간도 모자랄 판이다. 다른 직장인 및 대학생과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다는 서씨는 스터디가 없는 주말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 인근의 도서관을 찾는다. 직장인 사이에서 `셀프 튜닝(self tuning)` 바람이 불고 있다. 자동차를 튜닝(개조)하듯 자기 `몸값`을 올리는 직장인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것. 바쁜 일상 중에도 어렵게 틈을 내거나 황금 같은 주말을 고스란히 반납한 채 미래를 위한 투자에 열심인 직장인들을 찾아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3년차 직장인 박모(27ㆍH기업 근무) 씨는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 어학원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있다. 식사는 어학원 지하 커피숍에서 간단하게 우유 한 잔으로 때운다. 대단한 결심인 것처럼 보이지만 박씨에 따르면 점심시간에 공부하러 오는 30여명의 학생들은 대개가 직장인이다. 한 외국계 회사에 재직 중인 김모(32ㆍM기업 근무) 씨는 아예 출근 직전에 일본어학원에 간다. 점심시간은 엄두를 못내고 저녁엔 회식이 잦기 때문이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기계발을 못하고 있는 직장인들의 마음은 더욱 불안하기만 하다. 특히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올해에는 이른바 `사오정(45세 정년)` 세대가 대규모로 구조조정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불안감이 더욱 증폭됐다는 전언이다.

직장생활 5년차에 접어든 유모(31ㆍD기업 근무) 씨는 \"요즘 회사 다니는 친구들끼리 만나기만 하면 다들 `구조조정` 얘기만 한다\"며 \"솔직히 자기계발이 필요한 것은 알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을 쪼개 뭔가를 배운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모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3~4년 전만 해도 이렇게까지 자기계발에 열심인 직원은 별로 없었던 편\"이라며 \"특히 과ㆍ차장급이 아닌 일반 사원들은 상대적으로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덜한 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자기 몸값` 올리기에 여념이 없는 걸 보면 직장인 풍속도가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특히 다른 회사 인사팀 얘기를 들어보면 어학능력이 없으면 아예 승진 대상에서 제외해 버리기 때문에 나이드신 분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뒤늦게 어학공부에 매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예전에는 회사에서 학원비를 부담해주면서까지 등을 떠밀어도 공부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차ㆍ부장급들이 이제는 `사내 사이버 강좌 수강신청을 언제 하느냐`며 문의를 해올 정도가 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