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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서 역대 대통령 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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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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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 “두 얼굴의 사나이”,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이”,“말을 자주 바꾸는 사람”…
일제 강점기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반세기 이상을 한국 개신교의 대표적인 지도자로 활동해온 강원용(86·사진) 목사가 최근 펴낸 자서전에서 역대 대통령을 평가하는 말이다. 해방 직후 좌우합작위원회 위원에서 한국기독교협의회의장, 크리스찬아카데미 원장, 방송위원장,통일고문회의 의장 등을 지내며 역대 정권과 인연을 맺었던 그는 자신의 삶을 연대기식으로 정리한 5권짜리 자서전 ‘역사의 언덕에서’(한길사)에서 이승만,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전대통령을 자신의 시각으로 정리했다.
강목사는 이승만 대통령을 존재 자체가 정치로 이루어진 인물로, 권력욕과 거짓으로 가득찬 정략가로 혹평한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일경에게 한번도 체포된 일이 없으면서도 “왜놈에게 붙잡혔을 때 고문당한 손” 운운하며 거짓말을 했던 이 전대통령은, 서양인 아내를 두고 있으면서도 이를 공산당의 모함으로 일축하고, 자신의 정치 노선을 비판하는 강목사를 “저 청년 누구죠? 저 청년 누구죠”하며 모르는 체하는 거짓 정치인이었다는 것이다.
박정희 전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두 얼굴의 사나이”로, 어쩌면 위장된 좌익 세력일지도 모른다는 말로 압축된다. 5·16쿠데타 직후 국민운동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던 첫 대면에서 방송윤리위원장을 맡았던 시기를 거쳐, 크리스찬 아카데미 사건으로 고초를 겪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던 강목사는 박 전대통령이 집권 내내 겉다르고 속다른 두 얼굴의 사나이였다는 의혹을 거두지 않는다. 박 전대통령이 장기집권과 독재, 부정부패, 지역감정 조장 등의 실정 외에도 반공을 국시로 내세웠으나 결국 양공(養共)을 하는 실수를 했다고 보는 이면에도 이같은 의혹이 전제돼 있는 듯하다.
전두환 전대통령과는 전 전대통령이 군부 실력자이던 1980년 1월1일 느닷없이 세배를 하러오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고 강목사는 회고한다. 그 뒤 그는 5공 정권의 국정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비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으나 어느 시기 이후 전 전대통령이 자신의 말만 늘어놓고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으로 바뀌었다고 적고 있다. 전 정권이 실패한 것은 태생적 한계도 있었지만,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것도 한 이유였다는 것이다. 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민주화를 이루겠다고 약속해 놓고 위장된 민주화를 한 사람, 약속을 해놓고 지키지 않는 사람 등으로 부정적이다.
이에 비해 김영삼,김대중 전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긍정적. 특히 김대중 전대통령의 치적 중 국제통화기금 위기 수습 및 경제안정, 인권상황 개선, 남북화해 등을 매우 잘한 일이라고 밝힌다. 다만 말을 자주 바꿔 믿음을 주지 못했다거나, 지나친 자신감으로 주변의 조언이나 충고를 외면한 것은 국민의 정부 실패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자서전 집필 즈음에 출범한 노무현 정권이 남북평화와 빈부격차 해소, 여야 협력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하는 강목사는 노무현 정권의 앞날에 대해서는 “맑음과 어둠이 교차하고 있다”며 평가를 유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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